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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7주 가해 3(마태 5, 38-48) 하느님처럼 완전한 사람이 되어라.

세심정 2023. 2. 17. 20:29

지난 주일 복음은 율법에 대한 가르침이었다. 예수님께서는 1) 하느님 말씀의 고귀함을 알아 작은 계명까지도 잘 지키고, 2) 화내지 말고, 화를 다스리며, 3) 내가 잘못 대한 형제와 화해해야 하며, 4) 불구로라도 천국에 꼭 들어가야 하므로 천국을 위해 살고, 5) 조강지처를 버리지 말고, 6) 거짓 맹세를 하지 말라고 가르치셨다. 무엇보다도 마음을 잘 다스리라는 가르침이다.

 

오늘 복음은 지난 주일 복음 다음 대목으로 보복하지 말고, 사랑하라는 가르침으로 역시 제자들에게 하신 말씀이다.

먼저 예수님께서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동태복수법에 대해 말씀하시면서 오른뺨을 치거든 다른 뺨마저 돌려대고, 속옷을 가지려는 자에게 겉옷까지 내어주며, 천 걸음을 가자고 강요하면 이천 걸음을 가 주어라고 말씀하시면서, 달라는 자에게 주고, 꾸려는 자를 물리치지 말라고 가르치신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동태복수법은 고대 국가에서 일반적으로 행해지던 법으로 보복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마련된 법이었다. , 내가 당한 만큼만 갚아주되, 그 이상으로 보복하지 말라는 지침이다. 또한 보복 대신에 금전이나 물건을 배상금으로 받을 수도 있었다(탈출 21, 18-36 참조).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오른뺨을 치면 다른 뺨마저 돌려대 주라고 가르치신다. 여기서 오른뺨을 치는 것은 오른손 등으로 오른뺨을 치는 것으로 상대에게 모욕을 주는 야비한 행위를 가리킨다. 구약의 하느님 백성은 뺨을 때리는 것이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사람의 존엄성을 훼손하는 것으로 믿었다. 그래서 뺨을 때리는 일을 잘 하지 않았다. 그런데 어떤 사람이 나에게 모욕을 주기 위해 오른손 등으로 내 오른뺨을 치거든 항의하거나 같은 폭력을 사용하려고 하지 말고 왼뺨을 돌려대며, 모욕을 묵묵히 참아 견디라는 가르침이다. 또한 재판을 걸어 속옷을 가려가려고 하는 자에게는 겉옷까지 내주라고 가르치신다. 겉옷은 추운 밤에 이불 역할을 하는 옷이었기에 겉옷을 저당잡지 못하도록 율법이 규정하고 있다(탈출 22, 26; 신명 24, 13). 그런데 악한 사람이 속옷을 빼앗으려고 하거든, 저항하지 말고 겉옷까지 내주라고 가르치신다. 나아가 천 걸음을 강요하는 자에게는 이천 걸음을 가 주라고 가르치신다. 이는 로마 군인이 주민을 천 걸음까지 강제 부역을 시킬 수 있었는데, 이에 저항하지 말고 이천 걸음이라도 걸어가 주라는 가르침이다.

 

다른 뺨을 돌려대고, 겉옷도 내어주고, 이천 걸음을 걸어가 주라는 가르침은 너무나도 가혹한 가르침처럼 느껴진다. 그런데 이를 요구하는 자는 힘세고 악한 자로서, 힘없고 불쌍한 이를 거들떠보지도 않는 자이다. 이런 자에게 대항하면 자칫 죽임을 당할 수 있다. 어쩌면 이들은 예수님 당시 정복자인 로마 군인이기 쉽다. 그러니 그들에게 대항하지 말고 참고 견디라는 가르침이다. 그렇게 참고 견디면, 우리의 모든 사정을 알고 계시는 하느님께서 갚아주시리라. 그러니 모든 것을 알고 계시는 하느님께 맡기고 참고 견디라는 가르침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예수님께서는 달라는 자에게 주고 꾸려는 자를 물리치지 마라.”라고 가르치신다. 이는 달라는 자, 빼앗으려고 하는 자와 다투며 거절하다가 큰 피해를 당하지 말라는 가르침이다. 또한 가난해서 필요한 것을 꾸려는 자를 매몰차게 내치지 말고 꾸어주라(신명 15, 7-11)는 가르침이다.

 

둘째, 예수님께서는 원수를 사랑하고 박해하는 자들을 위하여 기도하라고 가르치신다. 떠돌이 나그네로 살아야 했던 히브리 백성은 주변 다른 부족으로부터 공격받고 해를 입기도 했기 때문에, 살아남기 위하여 자기 민족은 더욱 굳게 뭉쳐 다른 부족과 싸워야 했다. 그래서 그들은 자기 민족만 이웃으로 규정하여 사랑했고, 다른 부족은 원수처럼 여기고 미워했다. 그래서 그들은 네 이웃을 사랑해야 한다. 그리고 네 원수는 미워해야 한다.”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원수를 사랑하고 박해하는 자들을 위해 기도하라고 가르치신다. 이는 모든 사람이 하느님께서 소중하게 창조하신 소중하고 고귀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하느님께서는 사람을 창조하시되 당신 모습으로 창조하셨고(창세 1, 27), “흙의 먼지로 사람을 빚으시고, 그 코에 생명의 숨을 불어넣으시어”(창세 2, 7) 창조하셨다. 사람은 누구나 하느님을 닮은 소중하고 존엄한 존재이다. 그러므로 사람은 누구나 존중받아야 하는 존엄한 존재이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의 제자인 우리는 모든 사람을 사랑해야 한다.

 

셋째, 우리 그리스도인은 하늘에 계신 아버지의 자녀이다. 자녀는 부모를 닮는다. 하느님의 자녀는 하느님을 닮는다. 하느님께서는 선인, 악인 모두에게 햇빛을 비추어주시고, 의로운 이나 불의한 사람 모두에게 비를 내려주신다. 하느님께서는 모든 사람을 사랑하시되 차별하지 않으신다. 하느님께서는 모든 사람이 하느님을 닮고, 하느님 나라에 들어오기를 바라신다. 그리스도인은 바로 그러한 하느님 아버지를 닮은 사람, 하느님의 마음을 닮은 사람이다. 그래서 하느님처럼 모든 사람을 사랑해야 한다. 우리는 언제나 하느님의 자녀로서 하느님 자녀답게, 하느님처럼 사랑하며 살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예수님께서는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처럼 너희도 완전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라고 가르치신다. 하느님은 완전하시기에 선과 사랑 자체요, 빛이시며, 거룩함이시다. 그렇기 때문에 악이나 미움, 어둠이나 속됨을 주실 수 없다. 오직 선, 사랑, , 거룩함만 주신다.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바로 그러한 하느님처럼 되라고 명령하신다. 천국은 하느님과 하나 되는 곳이므로, 천국에서 우리는 선, 사랑, , 거룩함, 완전함으로 지내게 된다. 그러므로 이 세상에서부터 완전해지도록 노력해야 한다.

 

오늘 우리 모두 하느님처럼 완전한 사람이 되자. , 사랑, , 거룩함 자체이신 하느님을 닮은 신앙인이 되자. 그래서 우리도 선, 사랑, , 거룩함을 베푸는 신앙인이 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