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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승천 대축일 가해 (마태 28, 16-20) 언제나 함께 계시며 힘과 권한을 주시는 주님

세심정 2023. 5. 20. 13:55

지난 주일 복음은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시기 전에 주님께서 제자들에게 하신 말씀이었다. 주님께서는 너희가 나를 사랑하면 내 계명을 지킬 것이다.”라고 말씀하셨다. 사랑은 순종이다. 순종 없는 사랑은 없다. 사랑하는 만큼 순종한다. 또한 진리의 영을 보호자를 보내시어 영원히 너희와 함께 있도록 하시겠다고 말씀하셨다. 성령께서는 1) 믿는 이들이 새로, 거듭, 위로부터 태어나 살도록 하시며, 2) 그리스도와 일치하도록 하시며, 3) 계명을 지키도록 이끌어 주시고, 4) 진리(예수님의 말씀과 활동)를 깨닫도록 하시며, 5) 평화를 주신다. 주님께서는 성령을 통해 사도들과 함께 계셨고, 오늘 우리와도 함께 계신다.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너무 사랑하시어 우리 죄를 대신 짊어지시고 십자가에 못 박히시고 돌아가셨다. 우리를 너무 사랑하시어 당신 자신을 우리에게 내어 주셨다. 바로 그처럼 크신 사랑으로 우리를 대하시므로 우리도 서로 사랑하며 살아가자는 말씀을 드렸다.

 

오늘은 주님 승천 대축일이다. 주님의 강생, 부활, 승천은 인류를 구원하시는 하느님의 섭리 안에서 이루어진다. 사람을 구원하시기 위해 하느님께서 사람이 되시어 사람으로 사신 강생, 십자가에 못 박히시어 죽임을 당하심으로써 인류의 모든 죄를 대신 기워 갚으신 후, 부활하심으로써 사람의 부활과 구원을 보여주신 주님 부활, 지상 임무를 마치시고 하느님 오른편에 앉으심으로써 인류 구원을 확실히 보증하는 승천, 이는 모두 인류를 구원하시는 하느님의 섭리 안에서 이루어진 사건이다.

 

교회가 승천 축일에 선택한 복음은 마태오복음 28(16-20)의 말씀이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갈릴래아에 있는 산으로 가라고 명령하셨다. 이 지방은 이민족의 땅이며(마태 4, 15), 소외된 지방이다. 이교 문화, 헬레니즘이 널리 퍼졌고, 우상 숭배가 심했으며, 로마제국으로부터 억압당한 지방이다. 요셉 성인처럼 열심한 유대인들이 유대 지방에서 이주해 살기도 했지만, 그 수효가 아주 많지는 않았다. 그래서 유대 지방의 유대인들은 이들을 멸시하곤 했다. 예수님께서는 그처럼 소외된 지방 갈릴래아에서부터 복음을 전하셨고, 그들 가운데에서 제자들을 먼저 뽑으셨다. 그리고 지상 생활을 마치시고 승천하실 때도 그 지방을 선택하셨다.

우리가 생각할 때, 가난하거나 부족하고, 모자라면 하느님으로부터 버림받고 저주받은 것처럼 생각하지만, 절대로 그렇지 않다. 하느님께서는 가난하고 부족하며 모자란 사람, 의인보다 죄인을 더 사랑하시고, 더 감싸주신다. 주님께서는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오셨다(마태 9, 13). 그러므로 인간적인 생각으로 모든 것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

 

둘째,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분부하신 산으로 가서 예수님을 뵙고 경배했지만, 더러는 의심했다.

산은 하느님을 만나고(탈출 3, 2 이하), 하느님으로부터 계명을 받는 곳이다(탈출 32, 15). 예수님께서도 종종 산에 가셔서 홀로 기도하셨고(마태 14, 23), 산에서 가르치셨다(마태 5, 1 이하). 그처럼 하느님을 만나고 하느님의 뜻을 배우며 기도하는 장소인 산으로 올라가서 제자들은 주님을 만났고, 주님께 경배드렸다. 그러면서도 더러는 의심했다고 기술한다. 여기서 의심하다.’란 낱말은 불신앙이 아니라 망설임, 주저함을 뜻한다. 즉 그들은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 기뻐 경배드렸지만, 동시에 망설이는 마음, 온전히 신뢰하지 못하는 마음이 있었다. 이는 인간으로서 당연한 마음이리라. 부활하신 주님은 생전의 주님과 어느 정도 다른 점이 있었기에, 사람들은 부활하신 주님을 보고, 또 그 목소리를 듣고도 알아보지 못하지 않았는가! 그러니 주님 말씀대로 산에 올라가 주님을 만났지만, 생전의 주님과 부활하신 주님의 모습이 다른 점이 있었기에 망설일 수밖에 없었으리라.

그러한 제자들에게 주님께서는 다가가셨다. 그들의 믿음을 굳게 해주시기 위해 그들에게 다가가셨다. 그들이 더욱 똑똑하게 주님을 볼 수 있도록 다가가셨다. 그래서 그들이 의심, 망설임, 주저함을 벗어 버리고 주님을 굳게 믿도록 해주셨다.

 

셋째, 주님께서는 나는 하늘과 땅의 모든 권한을 받았다.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라고 명령하셨다.

주님께서 성부 하느님으로부터 온 우주의 모든 권한을 받으셨다. 이 권한으로 가르치시고, 병을 고치셨으며, 죄를 용서하셨고, 마귀를 쫓아내셨다. 그런데 주님께서 승천하시면서 제자들에게 이 권한으로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고, 그들에게 성부, 성자,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주님께서 명령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고 명령하신다. 제자들이 주님께 청하면 그 권능을 주실 것이니, 주님을 믿고 가서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도록 하라는 말씀이다. 다시 말하면 전에는 주님께서 직접 권능을 행사하셨지만, 이제 승천하시면서 제자들을 통해 권능을 행사하실 것이니, 제자들은 주님의 권능을 믿고 청하면서 주님의 일을 대신하라는 명령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모든 민족에게 복음을 전하고, 세례를 주며 주님께서 명령하신 것을 지키도록 가르쳐야 한다. 주님께서 전하신 복음은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외아들을 내 주시어,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나 멸망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셨다. 하느님께서 아들을 세상에 보내신 것은, 세상을 심판하시려는 것이 아니라 세상이 아들을 통하여 구원을 받게 하시려는 것이다.”(요한 3, 16-17)이다. 모든 이가 공짜로, 거저 구원받도록 초대되었다. 아무런 공로가 없어도 주님께서 구원하신다. 바로 이 복음을 전해야 한다. 또한 주님께서 명령하신 것은 서로 사랑하라.”이다. 우리 모두 구원된 사람이고, 영원한 생명은 곧 사랑의 삶이며, 우리는 사랑 안에서 영원히 살아야 하므로, 이 세상에서부터 서로 사랑해야 한다. 미움, 증오, 분노, 시기, 질투 등을 버리고 사랑, 기쁨, 평화가 충만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주님께서는 보라, 내가 세상 끝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라고 말씀하셨다. 주님께서 승천하시지만, 세상 종말까지 늘 우리와 함께 계시면서, 우리를 지켜주시고 이끌어 주시며 우리에게 능력을 주시겠다는 말씀이다. 하늘과 땅의 모든 권한을 가지신 주님께서 함께 계시겠다는 말씀은 그 권한을 우리에게 주시겠다는 말씀이다. 다시 말하면 우리가 주님의 권한을 가지고 살며 행하라는 명령이시다.

그러므로 내 힘으로 살려고 하지 말고, 주님의 힘으로 살려고 해야 한다. 주님의 힘으로 복음을 전하고, 주님의 힘으로 주님의 가르침을 지켜야 한다.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 부족하고 허물 많은 사람, 주님께서는 그들을 더욱 소중히 여기시고, 그들을 구원하시기 위해 오셨다. 부활하신 주님을 뵙고 경배드리면서도 의심하고 망설이며 주저하는 제자들에게 주님께서 다가오시어, 힘을 주시고, 능력과 권한을 주신다. 언제나 함께 계시며 힘과 권한을 주신다. 그러므로 주님의 힘으로 복음을 전하고 주님의 계명을 지키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