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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탄 밤 미사(루카 2
- 부활 제5주일 다해(요한 13
- 5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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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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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함께
연중 제26주일 나해(마르 9, 38-43.45.47-48) 그리스도의 사람이기 때문에 본문
지난 주일 복음은 예수님께서 수난과 죽음에 대해 두 번째로 예고하신 대목이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수난과 죽음에 대해 예고하셨지만, 제자들은 자기들끼리 누가 더 높은가를 따지며 걸었다. 주님 말씀을 생각하고, 주님 뜻을 따르며, 주님께서는 첫째가 되려면 꼴찌가 되고 종이 되라고 말씀하셨다. 섬김과 봉사의 삶을 살아야 한다. 어린이 하나에게 해준 것, 헐벗고 굶주린 사람, 병들고 갇혀 있는 사람에게 해준 것이 주님께 해드린 것임을 기억하며 우리가 만나는 사람 모두를 차별하지 말고, 소중히 대하며 살자는 말씀을 드렸다.
오늘 제1 독서 민수기는 모세와 함께 있지 않고 진영 안에 머물던 엘닷과 메닷에게도 하느님의 영이 내렸다. 이를 말려야 한다는 여호수아에게 모세는 온 백성에게 하느님의 영이 내려 모두가 예언자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한다. 제2 독서 야고보서는 일꾼들의 품삯을 가로채고 사치와 쾌락을 누리며 의인을 단죄하는 부자들에 대한 경고이다. 복음은 지난 주일 복음 다음 대목으로 하느님 나라, 영원한 생명이 얼마나 소중한가에 대한 가르침이다.
예수님께서 특별히 사랑하시는 제자 요한이 제자들을 대신하여 예수님께 말씀드리길, 어떤 사람이 예수님의 이름으로 마귀를 쫓아내기에 그런 일을 하지 못하도록 막았다고 했다. 고대에는 이름 자체에 힘과 능력이 있다고 믿었다. 그래서 능력자의 이름으로 치유와 구마를 행했다. 그 사람은 예수님이 하느님의 아들로서 힘과 능력이 있다고 믿었기에 예수님의 이름으로 마귀를 쫓아냈고, 이를 요한이 직접 보았다. 그런데 예수님을 따르는 제자가 아니었다. 그러니 요한이 얼마나 화가 났겠는가! 18절을 보면 제자들은 아이에게 들어 있는 악령 하나도 쫓아내지 못했다. 아이에게 들어 있는 악령이 큰 마귀이겠는가? 아주 작은 악령이다. 제자들은 그렇게 작은 악령 하나도 쫓아내지 못했는데, 예수님의 제자가 아닌 그 사람, 자기 편이 아닌 그 사람이 자기 편인 예수님의 이름을 사용하여 마귀를 쫓아냈으니, 시기심과 질투심도 가득했고, 화가 나도 단단히 났으리라. 그래서 그가 예수님의 이름을 사용하지 말라고 막았다고 예수님께 보고드렸다. 어쩌면 요한은 자신이 잘했다고 칭찬받으리라고 생각했으리라.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막지 마라. 내 이름으로 기적을 일으키고 나서, 바로 나를 나쁘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우리를 반대하지 않는 이는 우리를 지지하는 사람이다.”라고 말씀하셨다.
오늘 우리가 첫째로 묵상할 점이다. 우리는 늘 편 가르며 산다. 우리가 늘 듣는 아전인수요 내로남불이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 내 편은 참되고 착하고 아름다운 정의이며, 다른 편은 거짓되고 악하며 추하고 불의하다. 예수님께서는 그것을 깨라고 말씀하신다. 네 편, 내 편이 없다. 선을 행하고, 마귀를 쫓아내며, 옳은 일을 하면, 모두가 하느님 일을 하는 것이라고 가르치신다. 교회 안에서도, 하느님을 믿는다고 말하면서도, 하느님의 일을 거부하고 방해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하느님의 뜻을 따르고, 하느님의 일을 하라고 가르치신다.
이어서 “너희가 그리스도의 사람이기 때문에 너희에게 마실 물 한 잔이라도 주는 이는, 자기가 받을 상을 결코 잃지 않을 것이다. 나를 믿는 이 작은 이들 가운데 하나라도 죄짓게 하는 자는, 연자매를 목에 걸고 바다에 던져지는 편이 오히려 낫다.”라고 말씀하시는데, ‘아멘(진실로)’이라고 강조하며 말씀하신다. ‘마실 물 한 잔’은 율법에서 가장 작은 선행이다. 그런데 아주 하찮은 선행일지라도 그리스도의 사람에게 베푼 선행은 대단히 큰 선행이다. 연자매란 나귀나 소가 끌어 곡식을 찧는 큰 돌이다. 그 돌을 목에 걸어 바다에 빠지면 살아나올 수가 없다. ‘그리스도의 사람’이 얼마나 소중하고 귀한 사람이면, 그렇게 말씀하셨겠는가!
나는 존재 자체로 소중하고 고귀한 사람이다. 하느님께서는 나를 그토록 소중하고 고귀하게 여기시며 사랑하신다. 우리를 얼마나 사랑하시면, 외아들을 내주시기까지 하시겠는가!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외아들을 내주시어,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나 멸망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셨다.”(요한 3, 16) 하느님의 사랑을 믿고, 나 자신의 소중함과 고귀함을 느끼고 깨달아야 한다.
올해 봄에 양 무릎이 아파 교우님들께 불편을 끼쳤고, 여름에는 자고 일어났는데 발목이 아파서 걸을 수가 없었다. 이때 문득 ‘이처럼 자다 깨니 몸이 아프네, 이렇게 자다 깨니 죽어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선종 기도를 열심히 해야 하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몇 주일이 아팠더니 체중이 5kg 정도 빠졌다. 그랬더니 수축기 혈압이 180까지 올라갔었는데, 정상으로 돌아왔다. 전에도 쉰 살이 넘어서 혈압약을 복용했는데, 회갑이 지나고 복지관 관장을 하면서 한 달에 500g 정도 살이 빠지더니 8kg이 빠져 혈압이 정상으로 돌아온 적이 있었다. 복지관 관장으로 간 것도, 평화동 본당 신부를 맡은 것도, 만수 본당에 온 것도, 올해 아픈 것도, 저는 그 속에서, 하느님을 깊이 느낀다. ‘하느님께서는 이렇게 나를 부르셨고, 사제가 되게 하셨고, 사랑하시어 구하시고, 살리셨구나.’라고 깊이 느낀다. 하느님께서는 죄와 허물, 약점과 부족함이 너무나도 크고 많은 저를 소중하고 귀하게 여기시며 사랑하심을 깊이 느낀다. 그러니 죽어도 좋다. 사도 바오로는 죽는 것이 이득이며, 이 세상을 떠나 그리스도와 함께 있는 것을 갈망한다고 말했다(필리 1, 21-23 참조). 주님께서 그처럼 우리를 소중하게 여기시며 사랑하시니 이 세상을 떠난 뒤에는 얼마나 더 사랑하시고 귀하게 여기시겠는가!
그래서 주님께서는 그리스도의 사람에게 물 한 잔 주는 이가 큰 상을 받고, 죄짓게 하느니 연자매를 목에 걸고 바다에 던져지는 편이 낫다고 말씀하셨다. 하느님의 사람은 외아들을 내주실 정도로 귀하고 사랑스러운 소중한 존재이다. 내가 바로 그 사람이다. 하느님은 나를 사랑하시고, 나를 위해 목숨을 바치셨다.
셋째로, 두 손, 두 발, 두 눈을 가지고 지옥, 꺼지지 않는 불 속에서 영원한 형벌을 당하는 게헨나에 떨어지는 것보다 한 손, 한 발, 심지어 한 눈까지도 죄짓게 하면 자르고 빼 던져서 불구자가 되더라도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낫다고 말씀하신다. 하느님 나라, 영원한 생명이 얼마나 좋고 소중한가를 말씀하신다. 손, 발, 눈이 없어도 하느님 나라에서 영생을 누리면, 하느님과 함께하면 그것이 최상의 행복이며 기쁨이다. 그러니 하느님 나라를 위해 투신하라. 삶을 던져라. 조금도 아깝지 않다.
편 가르지 말고, 하느님의 일, 정의와 공정을 행하라. 하느님께서는 나를 위해 외아들을 내주시어 영원한 생명을 얻도록 하셨다. 그러니 나는 너무나 소중하고 귀한 존재다. 하느님께서 나를 그토록 사랑하시니 나도 나를 사랑해야 한다. 죄와 허물이 크고 많아도, 부족하고 모자라도, 가진 것 없어도, 못생겨도, 나는 이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하느님의 소중한 사람이며, 나를 위해 주님께서 목숨을 바치셨다. 그러니 하느님 나라에서 하느님과 함께하며 영원한 생명을 누려야 한다. 손, 발, 눈은 이 세상에서 꼭 필요할지 모르나, 하느님 나라에서는 그것 없어도 영원한 행복을 누린다. 그러니 하느님 나라와 영원한 생명을 위해 투신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