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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 제3주일 가해(마태 11, 2-11) 소명에 충실한 삶 본문
지난 주일 복음은 세례자 요한에 관한 말씀이었다. 오시는 주님을 맞이하기 위해 세례자 요한처럼 가끔 광야, 기도의 광야, 하느님 체험하는 광야로 나가고, 참된 회개를 통해 마음과 정신을 새롭게 하며, 믿음을 실천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세례자 요한처럼 의식주의 절제를 통해 하느님을 사랑하고 영혼을 위해 사는 삶을 살자. 그럼으로써 하느님을 만나기 위해 합당한 준비를 하는 대림절을 보내자는 말씀을 드렸다.
대림 제3주일인 오늘 우리는 다시 한번 세례자 요한에 대한 말씀을 듣는다. 당시 세례자 요한은 갈릴래아의 영주인 헤로데 안티파스의 잘못을 질책하다가 붙잡혀 감옥에 갇힌 상태였다. 지금도 요르단에는 마케루스라는 곳이 있는데, 그곳은 해발 1,100m 정상에 위치하며, 헤로데 대왕이 지은 별궁이며 요새였다. 헤로데 안티파스는 추종자들이 많은 요한을 위험인물로 여겨 그를 붙잡아 그곳 감옥에 가두어 두었고, 요한은 이곳에서 1년 정도 감금된 후, 참수되었다고 전해진다. 당시 그는 감옥에 갇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였다. 그러한 상태에서 보통 사람 같으면 자기가 감옥에서 풀려나 살기 위해 노력하거나, 아니면 모든 것을 포기하고 체념한 체, 잠잠히 지냈으리라. 그러나 요한은 구차하게 자기 목숨을 구하기 위해 노력하지도 않았고, 모든 것을 포기하지도 않았다. 그는 감옥에 갇혀있으면서도, 죽는 순간까지 자기가 해야 할 일, 소명에 충실했다.
그의 소명은 오시는 주님을 준비하는 일이다. 주님을 맞이하기 위해 길을 곧게 내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감옥에 있으면서도 오시는 주님에 대한 관심을 기울였고, 예수님께서 하신 일에 대해 감옥에서 전해 듣고 제자들을 예수님께 파견하였다. 그는 예수님께서 많은 병자의 병을 고쳐주시고, 배고픈 이들을 배불리 먹이셨으며, 세리와 죄인들을 따뜻이 맞이해 주셨고, 죽은 이를 소생시키셨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래서 제자들을 예수님께 보내어 “오실 분이 선생님이십니까? 아니면 저희가 다른 분을 기다려야 합니까?” 하고 물었다. 그는 감옥에 갇혀 죽기를 기다리고 있으면서도 오시는 주님을 맞이하기 위한 자기 소명에 충실했다. 이처럼 소명에 충실한 삶, 그 삶이 대림의 삶이며, 오시는 주님을 맞이하기 위해 합당한 삶이다.
그러므로 오늘 우리는 무엇보다도 자기 소명에 충실해야 하겠다. 오래 사는 것, 편하게 사는 것, 즐기며 사는 것, 모두가 좋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소명에 충실한 것이다. 식물이나 동물은 오래 살고, 편하고 즐기며 사는 것으로 족하다. 그러나 사람은 식물이나 동물과 다르다. 왜냐하면 하느님께서는 사람을 특별하게 만드셨기 때문이다. 하느님께서는 말씀만으로 사람을 창조하실 수 있었음에도 말씀으로만 창조하지 않으시고, 하느님과 비슷하게, 하느님을 닮도록, 하느님의 모습으로 사람을 만드셨다(창세 1, 26). 하느님께서는 흙의 먼지를 빚어서 육체를 만드시고, 코에 생명의 숨을 불어넣으시어 사람을 창조하셨다(창세 2, 7). 또한 하느님께서는 사람에게 복을 내리시며 땅을 지배하고 온갖 생물을 다스리라고 하셨다(창세 1, 28). 그렇기 때문에 사람은 오래, 편하고, 즐기며 사는 것 이상으로 살아야 한다. 하느님께서 사람을 특별하게 창조하셨기 때문에 사람은 다른 생물과 달리 특별하게 살아야 한다. 특별하게 사는 것은 곧 각자에게 주신 소명에 충실히 사는 것이다. 우리는 세례자 요한처럼 자기 소명에 충실히 살아야 한다.
그러면 우리의 소명은 무엇인가? 먼저 각자의 소명이 있다. 가장은 가장으로서의 소명이 있고, 주부는 주부의 소명, 학생은 학생의 소명이 있다. 지도자로서의 소명이 있고, 성직자, 수도자로서의 소명이 있고, 교우로서의 소명이 있다. 우리는 각자 이 모든 소명에 충실히 살아야 한다. 자기가 해야 할 일을 해야 한다. 하고 싶은 일을 하기보다 해야 할 일을 해야 한다. 하고 싶은 일은 누구나 할 수 있다. 식물이나 동물도 하고 싶은 일은 하며 산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사는 것은 어린아이와 같이 사는 것이다. 어린아이는 해야 할 일을 알지도 못하고, 알아도 할 수 없다. 어린아이는 참지 못하고,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하고, 못하도록 하면 울고 떼를 쓴다. 어른이란 참을 줄 아는 사람이다. 참고 견디며, 해야 할 일을 할 줄 아는 사람이 어른이다. 그러므로 하고 싶은 일보다 해야 할 일을 해야 한다. 해야 할 일 가운데 중요한 일을 먼저 하고, 더 귀중한 일을 할 줄 알아야 한다. 내가 해야 할 소중한 일, 그것을 충실히 하는 것, 그것이 소명에 충실한 삶이다.
둘째, 하느님께서 만드신 대로 살아야 한다. 하느님께서는 사람을 당신 모습대로 만드셨고, 당신 생명의 숨을 불어넣으시어 만드셨다. 그러므로 사람은 하느님을 온전히 닮아야 한다. 하느님의 마음으로 살고, 하느님의 뜻대로 살며, 창조주 하느님께 충실하게 살아야 한다. 우리는 주로 육신의 눈으로 보고 살아가기 때문에 흙의 먼지로 빚어진 육신만이 보인다. 육신에 필요한 것을 찾고, 육신을 만족시키는 것을 찾으며, 육신에 이로운 것을 찾으며 살아간다. 자기 육신을 만족시키려고 하기에 사람은 다른 사람을 생각하기보다 자기를 생각하고, 그래서 서로 다투고, 시기 질투하며, 증오와 분노 속에 살아가기 쉽다.
그런데 하느님께서는 코에 당신 생명의 숨을 불어넣으시어 당신 모습대로 만드셨다. 온 우주에서 오직 사람만이 하느님을 닮았다. 그래서 사람은 하느님을 닮은 모습대로 살아야 한다. 사람은 하느님으로서 살아가야 한다. 사람은 하느님을 드러내고 보여주는 존재이다. 그런 의미에서 사람은 하느님이라고 할 수 있다. 하느님은 사랑이시다. 그러므로 사람은 사랑으로 살아야 하고, 사랑이어야 한다. 사랑으로 사는 삶, 그것이 우리의 소명이다. 사랑, 기쁨, 평화, 인내, 호의, 선의, 성실, 온유, 절제라는 성령의 열매(갈라 5, 22-23)를 맺어야 한다. 온갖 증오, 불신, 분노, 시기, 질투, 비방 등은 악마의 행위이다. 악마의 손아귀에서 놀아나지 말아야 한다.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대로, 사랑으로 살아야 한다.
셋째, 하느님께서 명령하신 대로 살아야 한다. 사람은 창조주 하느님의 명령에 따라 땅을 지배하고, 온갖 생물을 다스려야 한다. 이 세상이 더 좋은 세상이 되도록 가꾸어 나가고 보살펴야 한다. 생태환경을 보존하고 개선해 나가야 한다. 모든 생물이 더불어 잘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나가야 한다.
오늘날 지구의 문제는 인간의 문제이다. 인간이 지구를 오염시켰고, 기후 재앙을 일으키게 했고, 생태계를 파괴했다. 인간의 욕심, 육신의 편안함을 추구하는 욕심 때문에 지구가 병들었다. 수많은 화학 제품, 석유 제품이 지구를 병들게 하고, 식물과 동물을 병들게 했다. 그리고 마침내 지구는 인간에게 복수하여, 인간도 병들게 되었다. 인간이 지구에 뿌린 살충제와 농약이 다시 인간에게 되돌아와 인간을 병들게 하고 죽게 했다. 인간이 만든 플라스틱이 떠돌고 떠돌아다니다가 다시 인간 몸속에 들어와 인간을 병들게 했다. 인간이 개발한 핵이 인간을 병들게 하고 죽였으며, 인간이 찾아낸 여러 가지 중금속이 인간을 괴롭히고 있다.
지구의 가장 큰 적은 인간이다. 하느님께서는 땅을 지배하고 온갖 생물을 다스리라고 명령하셨지만, 인간은 땅과 온갖 생물을 병들게 하고 죽게 하였으며, 나아가 인간 자신을 병들게 하고 죽게 하였다. 이 모든 것이 육을 따르는 인간의 욕심에서 비롯되었다.
지금이라도 인간은 육신의 욕심에서 벗어나 하느님의 명령에 충실해야 한다. 땅과 온갖 생물을 보호하고 보전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것이 소명에 충실한 삶이다. 환경을 보호하고, 지구를 보전할 수 있는 존재는 사람밖에 없다. 사람만이 지구를 가꾸어 나갈 수 있다. 그러므로 환경 보호에 앞장서야 한다. 플라스틱 제품 사용 줄이기,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 전기, 물, 가스 등 사용 줄이기 등을 통해서 절약하는 것과 재활용하는 것이 환경을 보호하는 것이다. 우리가 작은 것에서부터 환경을 보호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자기 소명에 충실한 세례자 요한을 두고 예수님께서는 “예언자보다 더 중요한 인물이고, 여자에게서 태어난 이들 가운데 세례자 요한보다 더 큰 인물은 나오지 않았다.”라고 말씀하셨다. 사람이 자기 소명에 충실할 때, 예수님께서는 그에게 똑같은 말씀을 하실 것이다. 소명에 충실한 사람이 하느님 말씀을 선포하는 예언자이며, 큰 인물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모두 소명에 충실한 신앙인이 되어야 하겠다.
마지막으로 예수님께서는 “여자에게서 태어난 이들 가운데 세례자 요한보다 더 큰 인물은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하늘나라에서는 가장 작은 이라도 그보다 더 크다.”라고 말씀하셨다. 소명에 충실하여 하느님을 따르는 사람, 하느님 뜻인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은 큰 인물이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것이다. 하느님을 만나고, 느끼고, 깊이 체험하여 하느님과 함께하는 사람, 하늘나라를 이 지상에서부터 사는 사람, 그래서 영원한 하느님 나라에서 사는 사람이 무엇보다도 소중하다는 말씀이다. 다시 말하면 우리가 소명에 충실해야 하는 까닭은 하늘나라에 들어가기 위함이며, 하늘나라에 들어가기 위해 무엇보다도 소명에 충실하라는 말씀이다.
오늘 우리 모두 하느님 말씀에 충실하고, 하느님 말씀을 따르고 실천함으로써 소명에 충실한 사람이 되자. 하느님을 만나고 체험하여 하늘나라를 이 지상에서부터 살자. 그리하여 마침내 하늘나라에서 하느님과 함께 영원한 복락을 누리는 복된 신앙인이 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