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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21)
- 부활 대축일 낮 미사(요한 20
- 19-23)
- 27-30)
- 1-12)
- 1-14)
- 성탄 밤 미사(루카 2
- 21-28)
- 27-38)
- 14-21)
- 1-13)
- 성령강림대축일 (요한 20
- 16-20)
- 1-10)
- 1-8)
- 부활 제5주일 다해(요한 13
- 1-6)
-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루카 2
- 51-58)
- 연중 제17주일 가해(마태 13
- 15-20)
- 1-11)
- 부활 제2주일(요한 20
- 19-31)
- 39-45)
- 1-9)
- 1-18)
- 22-40)
- 주님 공현 대축일(마태 2
- 31-33ㄱ. 3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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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함께
대림 제1주일 다해(루카 21, 25-28.34-36) 기뻐하며 기다리자 본문
지난 주일은 그리스도 왕 대축일이었다. 교회의 머리이신 그리스도께서 왕이시므로, 몸인 교회와 지체인 우리도 왕이다. 우리는 왕으로서 왕답게 품위를 지키며 살아야 한다. 그리스도 왕은 지배하고 억누르는 왕이 아니라 자신을 바쳐 인류를 구원하시는 희생과 헌신의 왕이므로 우리도 희생과 헌신의 왕이 되어야 한다. 주님의 나라는 이 세상이 아니므로 우리도 세상일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하느님 나라에서 누릴 영원한 행복을 기리며 살자. 주님께서 진리를 선포하셨으므로 우리도 진리를 추구하자는 말씀을 드렸다.
오늘 제1 독서는 구약의 하느님 백성이 구원될 것을 예언하는 말씀이며, 제2 독서는 재림하시는 주님을 맞이하기 위해 거룩하게 살자는 말씀이다. 복음은 재림하시는 주님을 맞이하기 위해 깨어있으라는 가르침이다.
교회는 새해를 주님 성탄을 기다리고 준비하며 기뻐하는 대림절로 시작한다. 대림절은 주님 성탄을 기다리는 절기이지만, 동시에 구약의 하느님 백성이 간절히 기다렸던 구세주께서 2,000년 전 강림하심을 기억, 기념하고, 종말에 재림하실 주님을 맞이하기 위해 준비한다는 의미도 동시에 담고 있다. 대림절은 3~4세기에 지금의 프랑스와 스페인 지역에서 성탄절을 앞둔 3~6주 동안 성탄절을 준비하면서 고행과 금식을 실천하는 관례에서 시작되었다. 5세기 중반에 이르러 투르의 페르페투스 주교가 성 마르티노 축일이었던 11월 11일부터 성탄 전까지 40일 동안 단식과 고행을 하는 절기를 공식화했다. 567년 투르 공의회에서 대림절에 대해 논의했고, 그레고리오 교황(재위: 590~604) 시대에 이르러 교회력에 4주간의 절기로 정착되었다.
먼저 대림절은 ‘구세주께서 당신 백성을 찾아오심’을 기뻐하며 감사하는 때이다. 온 누리의 임금이신 주님께서 우리를 위하여 오신다. 우리 죄를 용서하시고, 우리를 구원하시며, 우리에게 생명을 주시기 위해 오신다. 아흔아홉 마리를 광야에 놓아둔 채, 잃어버린 한 마리의 양을 찾을 때까지(루카 15, 4) 광야를 구석구석 찾아 헤매는 목자처럼 우리를 찾아오신다. 아담과 하와가 죄를 짓고 하느님을 피하여 동산 나무 사이에 숨었을 때, “너 어디 있느냐?”(창세 3, 9)라고 물으시며 찾아오시는 하느님이시다. 주님께서는 죄와 병고와 괴로움 및 슬픔으로 신음하고 아파하는 나를 살리시고 구원하시기 위해 오신다. 나를 그토록 소중히 여기시며 사랑하신다. 그러므로 주님 사랑을 거부하지 않아야 한다. 주님을 피해 도망치지 말아야 한다. 주님의 크신 사랑을 기뻐하며 감사하고, 오시는 주님을 맞아들여야 한다.
둘째, 대림은 기다림이고, 기다림이란 희망이다. 오시는 주님을 맞이하기 위해 희망하며 기다린다. 성경은 희망의 책이다. 우리를 사랑하시어 우리 죄를 용서하시고 우리를 구원하시는 하느님을 보여주고, 하느님을 희망하도록 이끄는 희망의 책이다. 우리의 선조들은 희망으로 모든 박해와 시련을 이겨냈다. 희망은 역경과 시련을 이겨내도록 한다.
우리가 잘 아는 소설 가운데 ‘마지막 잎새’라는 오 헨리의 단편 소설이 있다. 폐렴으로 죽음을 눈앞에 두고 있는 화가 지망생 소녀가 담장에 있는 담쟁이덩굴잎을 보면서 그 잎이 모두 떨어지면 자신도 죽을 것이라며 죽음을 기다리며 잎을 새고 있었다. 심한 비바람이 불은 다음 날, 소녀는 담쟁이덩굴잎이 다 떨어졌으리라고 생각하며 창밖을 보았는데, 덩굴에 떨어지지 않고 있는 잎새 하나가 있었다. 다음날 밤에도 더욱 심한 비바람이 몰아쳤는데, 마지막 한 장 남은 잎은 여전히 남아있었다. 이 잎은 늙은 화가가 벽에 그린 그림이었는데도, 그 잎이 그려진 잎이란 것을 모르는 소녀는 그 잎을 보고 삶의 희망을 품고 기력을 되찾아 살아났다는 줄거리이다.
희망은 더없이 소중하다. 희망은 우리를 죽음에서 건져내어 살린다. 우리는 죽기 위해 늙는 것이 아니라, 오시는 주님을 맞이하기 위해 늙어갈 뿐이다. 우리는 죽는 것이 아니라 다만 세상을 떠나는 것일 따름이다. 세상을 떠나 하느님께 가는 것이다. 우리를 맞이하러 오시는 하느님께 가는 것이므로 기쁨이며, 행복이고, 영광이다.
셋째, 예수님께서는 “허리를 펴고 머리를 들어라. 너희의 속량이 가까웠기 때문이다.”라고 말씀하신다. 해, 달, 별에 나타나는 표징들과 거센 파도 소리 등에 자지러진 민족들은 공포에 휩싸이며 두려워 까무러친다. 그들에게는 종말이며 멸망이다. 그런데 주님의 제자들에게는 허리를 펴고 머리를 들라고 말씀하신다. 그때가 구원의 때이기 때문이다. 주님께서 이미 우리 죄를 깨끗이 씻어주셨고, 죄의 대가를 치러 주셨기 때문이다. 우리가 그리스도를 옷 입어, 또 하나의 그리스도가 되었고, 그리스도와 하나 되는 영원한 생명이 시작하므로 허리 펴고, 머리 들라고 말씀하신다.
마지막으로 방탕과 만취, 일상의 근심으로 마음이 물러지지 않도록 조심하고, 늘 깨어 기도하라고 가르치신다. 세상 것에 푹 빠져 하느님을 전혀 생각하지 않는 우를 범하지 말라. “목숨을 부지하려고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또 몸을 보호하려고 무엇을 입을까 걱정하지 마라.”(마태 6, 25) “너희는 먼저 하느님의 나라와 그분의 의로움을 찾아라. 그러면 이 모든 것도 곁들여 받게 될 것이다.”(마태 6, 33)라고 말씀하신다. 우리는 천국 시민이며, 또 하나의 그리스도이므로 천국 시민답게, 그리스도답게 살라는 가르침이다.
세상 것이 나쁜 것이 아니라 좋은 것이다.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좋게 만드셨다. 우리는 좋은 세상을 좋게 살아야 한다. 그런데 더 좋은 하느님 나라를 위해서는 세상 것에 푹 빠져 하느님 나라를 잊어서는 안 된다. 세상 것을 잘 사용하되, 하느님 나라를 향해야 한다.
주님께서는 우리를 너무 사랑하시어 우리에게 오신다. 2,000년 전 우리 죄를 대신 기워 갚기 위해 오셨고, 지금, 이 순간에도 “보라, 내가 문 앞에 서서 문을 두드리고 있다. 누구든지 내 목소리를 듣고 문을 열면, 나는 그의 집에 들어가 그와 함께 먹고 그 사람도 나와 함께 먹을 것이다.”라고 말씀하시며 우리 마음의 문을 계속 두드리신다. 우리에게 삶의 기쁨과 평화를 주시고, 힘과 용기를 불어넣어 주시기 위해 마음의 문을 두드리신다. 그리하여 우리가 이 세상에서 복되고 아름답게 살고, 이 세상을 떠나 영원한 하느님 나라에서 영원 무궁히 행복을 누리도록 초대하신다.
그러므로 대림 시기를 기뻐하며 주님을 기다리고 맞이하자. 그러기 위해서 성탄 판공 성사로 마음을 정리하자. 묵은 때를 씻고, 깨끗하고 순수한 마음으로 주님을 맞이하자. 또한 대림절 동안 매일 미사에 참석하자.
1) 미사는 주님께서 마지막 만찬을 하시면서 제자들에게 하신 유언이며, 당부이고, 명령이다. “이는 너희를 위하여 내어 주는 내 몸이다. 너희는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루카 22, 19)
2) 미사는 구약의 제사를 완성하는 제사이다. 구약에서는 동물의 피로 제사를 바쳐 죄를 용서받았지만, 예수님께서는 “죄를 용서해주려고 많은 사람을 위하여 흘리는 내 계약의 피”(마태 26, 28)로 십자가상 제사를 바쳐 우리의 모든 죄를 용서하셨다.
3) 미사는 옛 계약인 구약을 완성하는 새로운 약속, 신약이다. 예수님께서는 “너희를 위하여 흘리는 내 피로 맺는 새 계약”(루카 22, 19-20)을 맺으셨다. 예루살렘 성전 지성소에 안치한 계약 궤 속에는 십계명 돌판과 만나를 담은 항아리가 있었다. 이는 하느님의 현존을 상징하는데, 신약의 예표이다. 십계명은 말씀, 만나는 성체를 미리 보여준다. 성전에 모셔진 성경과 성체를 미리 보여주는 예표가 계약 궤이다. 미사는 말씀과 성찬으로 이루어진 구약의 완성이다.
3) 미사는 기도 중의 기도이다. 예수님께서는 “너희 가운데 두 사람이 이 땅에서 마음을 모아 무엇이든 청하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이루어 주실 것이다. 두 사람이나 세 사람이라도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함께 있기 때문이다.”(마태 18, 19-20) 주님께서는 미사 안에서 우리와 함께 계시며 우리를 지켜보시고, 돌보시고, 우리 기도를 들어주신다.
미사가 얼마나 중요하면 주일 미사에 빠지면 대죄라고 가르쳤겠는가! 미사는 기도 중의 기도이므로 매일 미사에 꼭 참석하자. 미사를 통해 주님 은총을 충만히 받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