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
- 부활 제2주일(요한 20
- 연중 제17주일 가해(마태 13
- 1-9)
- 1-6)
- 27-38)
- 16-21)
- 16-20)
- 51-58)
- 19-31)
- 1-12)
- 19-23)
- 1-11)
- 1-13)
-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루카 2
- 15-20)
- 22-40)
- 27-30)
- 39-45)
- 1-8)
- 21-28)
- 주님 공현 대축일(마태 2
- 14-21)
- 성탄 밤 미사(루카 2
- 1-18)
- 성령강림대축일 (요한 20
- 부활 제5주일 다해(요한 13
- 1-14)
- 31-33ㄱ. 34-35)
- 1-10)
- 부활 대축일 낮 미사(요한 20
- Today
- Total
너와 함께
연중 제33주일 가해(마태 25, 14-30) 받은 탈렌트를 잘 활용하자 본문
지난 주일 복음은 열 처녀의 비유로서 제자들에게 하신 말씀이었다. 똑같이 혼인 예복을 입고, 똑같이 등불을 켰고, 똑같이 신랑을 기다리다가, 똑같이 졸고 잠이 들었는데, 한밤중이 되어 신랑을 맞이했을 때, 기름을 준비한 슬기로운 다섯 처녀는 신랑과 함께 혼인 잔치에 들어갔지만, 기름을 준비하지 않은 어리석은 처녀 다섯은 들어가지 못했고, 주님은 그녀들을 모른다고 말하며,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 많은 이가 기름을 신앙의 실천, 사랑, 주님 체험, 성령 등으로 해석했는데, 이 세상 마치고 하늘나라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이러한 기름을 잘 채워야 한다. 한 번 닫힌 문은 다시 열리지 않으므로, 닫히기 전에 신랑과 함께 천상 혼인 잔치에 들어가야 한다.
오늘 복음도 제자들에게 들려주신 말씀으로 탈렌트의 비유이다.
1탈렌트는 약 34.5킬로그램으로, 당시 돈으로 환산하면 6,000데나리온이었다. 1데나리온이 하루 품삯이므로, 일당을 12만 원으로 계산하면 1탈렌트는 7억2천만 원이란 큰 금액이다. 주인은 먼 곳으로 여행하면서 종들을 불러 각자의 능력에 따라 다섯, 둘, 한 탈렌트를 주고 여행을 떠났다. 다섯, 두 탈렌트를 맡은 종들은 그 돈을 활용하여 배로 불렸다. 그런데 한 탈렌트를 맡은 종은 그 돈을 땅에 묻어두었다.
주인이 종들에게 돈을 맡긴 까닭이 무엇이겠는가? 땅에 묻어두라고 맡겼을까? 땅에 묻어둘 것 같으면 굳이 종에게 맡길 필요가 없다. 돈을 맡긴 까닭은 종들이 그 돈을 가지고 나름대로 많은 이익을 얻으라고 맡긴 것이다. 그래서 종의 능력대로 어떤 종은 다섯, 어떤 종은 둘, 어떤 종은 한 탈렌트를 맡겼다. 종들은 주인의 뜻에 따라 그 돈으로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 설령 돈을 잃고 손해를 보더라도 나름대로 돈을 활용하여 이익을 얻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것이 종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이다. 그런데 한 탈렌트를 받은 종은 다른 종과 달리 땅에 묻어두었을까? 다른 종과 달리 한 탈렌트만 받았기 때문일까? 한 탈렌트도 7억2천만 원이란 큰 금액이다. 그러므로 금액이 문제가 아니다. 그는 다른 종에 비해 자기가 차별받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일까? 아니면 복음의 표현대로 주인을 심지 않은 데에서 거두는 모진 사람으로 알고 있었기 때문일까? 여하튼 그의 문제점은 자기가 받은 탈렌트를 주인의 뜻에 따라 사용하지 않고 땅에 묻어두었다는 점이다.
오늘 우리가 첫 번째로 묵상해야 할 점은 우리는 우리가 받은 탈렌트를 잘 활용해야 한다는 점이다. 다섯과 두 탈렌트를 받은 종들은 자기에게 맡겨진 사명을 알고, 곧바로 가서 주인의 뜻에 따라 일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자신들을 믿고 그 많은 금액을 맡기신 주인께 감사했다. 그들은 주인에게 불평하지 않았다. 흔히 ‘주인이 왜 그 많은 재산을 나에게 맡겨 나를 힘들게 하는가?’라고 생각하며 주인을 원망할 수도 있었지만, 그들은 주인을 전혀 원망하지 않고, 주인께 감사드리며, 주인의 뜻에 따라 일하기 시작했다. 그들이 어떤 일을 했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주인의 재산을 늘리기 위해 장사를 하거나 어떤 사업을 했으리라. 그렇게 자신을 믿고 많은 금액을 맡긴 주인께 감사하였기에 그들은 열심히, 성실히 일할 수 있었고, 맡은 금액을 두 배로 늘려 주인에게 돌려줄 수 있었다.
그러므로 우리도 하느님께 감사드리고,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능력과 재능을 소중히 여기며 성실히 사용하여야 한다. 감사가 먼저이다. 감사하는 삶을 살아야 더 많은 일을 하고, 더 복된 일을 할 수 있다. 나아가 감사해야만 성실할 수 있다. 우리는 하느님께서 주신 능력과 재능을 썩혀서는 안 된다. 다른 사람과 비교할 필요도 없고, 다른 사람이 더 많고 큰 재능과 능력을 가졌다고 그를 부러워하거나 자신을 비하해서도 안 된다. 나는 나다. 하느님께서 소중하고 귀하게 창조하신 유일무이한 나다. 우리가 이 세상 삶을 마치고 하느님을 만날 때, 하느님께서 주신 능력과 재능을 두 배로 늘려 바쳐야 한다. 우리는 우리 탈렌트를 두 배로 늘리기 위해 이 세상에 태어났다.
한 탈렌트를 받은 종은 그 돈을 땅에 파묻어 숨겨두었다. 돈을 땅에 파묻어 두는 것은 크고 작은 전쟁이 잦았던 그 지방에서 돈을 보관하는 방법이었다. 그래서 율법에도 어떤 사람의 돈을 맡아 가지고 있다가 잃어버리면 배상해야 했지만, 땅에 파묻어 두었는데 잃어버렸으면 배상하지 않아도 되었다. 그런데 이 종이 가진 문제점은 주인의 뜻을 전혀 헤아리지 않았다는 점이다. 주인은 그에게 돈을 맡겨 그 돈으로 능력껏 이익을 거두라고 했는데, 그는 그 돈을 땅에 파묻음으로써 주인의 뜻에 따르지 않았다.
이것이 오늘 우리가 두 번째로 생각해야 할 점이다.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가진 모든 재능과 능력을 잘 활용하길 바라신다. 하느님께서는 우리 각자에게 알맞은 능력과 재능을 주시어, 이 세상에 사는 동안 그 재능과 능력을 잘 활용하여 하느님께 찬미를 드리고, 이웃에게 봉사하기를 원하신다. 우리의 재능과 능력을 활용하지 않고 썩히는 것은 하느님의 뜻을 거스르는 것이다. 내가 가진 재능과 능력이 작고 보잘것없더라도 가진 만큼 성실하게 활용해야 한다.
셋째, 우리 모두 하느님 앞에서 심판을 받는다. 우리가 이 세상의 삶을 마치면 모두가 하느님 앞에 서서 ‘하느님 아버지, 아버지께서 주신 삶을 이렇게 살았습니다.’라고 우리 삶을 봉헌해야 한다. 우리가 이 세상에서 능력과 재능을 잘 활용하고 성실히 살았으면, 그래서 두 배로 늘렸으면, 하느님께서는 “네가 작은 일에 성실하였으니 이제 내가 너에게 많은 일을 맡기겠다. 와서 네 주인과 함께 기쁨을 나누어라.”라고 말씀하시면서 더 큰 기쁨과 복락을 선물하신다. 성실하게 사는 것이 하느님께 충실한 삶이다.
넷째, ‘하느님을 어떤 분이시라고 믿는가?’ 하는 것에 따라 심판을 받는다. 다섯과 둘을 받은 종들은 곧장 가서 그 돈을 활용할 정도로 주인을 믿고, 주인의 뜻을 따랐다. 그런데 한 탈렌트를 받은 종은 주인을 모진 사람, 심지 않은 데에서 거두며 뿌리지 않은 데에서 모으는 사람으로 알고 있었다. 그는 심지 않은 데에서 거두려고 하는 인색한 구두쇠이고, 씨도 뿌리지 않고 추수를 하려고 하는 불로 소득자라고 모독했다. 자신을 먹이고 입히고 살도록 하는 주인을 악한 사람이라고 모독한 것이다. 당시 사회에서 주인에게 감히 그렇게 말할 사람이 있었을까? 종은 주인에게 그런 말을 절대로 할 수 없다. 그 종은 그런 말을 할 정도로 자신아 사악하고 게으른 사람이다. 그는 자신의 죄를 주인에게 덮어씌웠다.
우리는 자칫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상대방의 잘못이라거나 세상이 잘못되었다고 다른 이를 비난할 수 있다. 그래서 자기를 변명하고 합리화하는 행위는 자기 잘못을 상대방에게 덮어씌우고, 상대방을 모독하기 쉽다. 성경에서 다윗을 참된 신앙인이라고 칭송하는 까닭은 그가 죄를 짓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다. 그는 남의 아내와 간음하고, 그녀의 남편을 죽인 살인자이다. 그렇지만 예언자 나탄이 하느님 말씀을 전하며 그의 죄를 지적하고 꾸짖었을 때, 그는 곧장 “내가 주님께 죄를 지었소.” 하고 고백하였고, 나탄은 “주님께서 임금님의 죄를 용서하셨으니 임금님께서 돌아가시지는 않을 것입니다.”라고 말했다(2사무 12, 13). 자신의 죄와 잘못, 허물을 인정하고 주님께 용서를 청하는 것이 참된 신앙인의 자세이다.
하느님께서는 사람을 창조하실 때, 완전하게 창조하지 않으시고 불완전하게 창조하셨다. 죄와 잘못을 저지르지 않고 오직 착하게만 살도록 창조하지 않으셨다. 그리고 사람이 지은 죄와 잘못을 당신 은총으로 갚아주고자 하셨다. 그래서 예수 그리스도를 세상에 보내시어 우리의 모든 죄를 대신 기워 갚도록 하셨다. 하느님께서는 그처럼 죄와 잘못, 허물이 많은 우리를 소중하고 귀하게 여기신다. 그러므로 우리도 우리의 죄, 잘못, 허물을 인정하고 고백해야 한다. 그러면 주님의 은총이 우리를 덮어주시고, 우리를 구원하시리라.
마지막으로 주인은 그에게 악하고 게으른 종이라고 꾸짖으며 그를 바깥 어둠 속, 지옥으로 보냈다. 그가 주인에게 했던 말 그대로 돌려주며, 그 자신이 악하고 게으른 종임을 지적해 주었다. 나아가 “누구든지 가진 자는 더 받아 넉넉해지고, 가진 것이 없는 자는 가진 것마저 빼앗길 것이다.”라고 말했다. 누구든지 주어진 재능과 능력을 활용하지 않으면 그것은 없어지고, 활용하면 더 큰 재능과 능력을 받게 된다. 그러므로 주님께서 주신 은사를 잘 활용해야 한다.
삶은 은총이다. 우리는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았지만, 하느님께서 은총으로 삶을 거저 주셨다. 그러므로 우리를 창조하신 하느님 아버지께 감사드리며, 은총으로 받은 삶을 소중하게 여기며 살자. 내가 가진 재능과 능력을 잘 활용하며 살자. 남과 비교하지 말고, 자신의 삶을 소중히 여기며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