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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제4주일 나해(요한 10, 11-18) 착한 목자로 살자.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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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제4주일 나해(요한 10, 11-18) 착한 목자로 살자.

세심정 2024. 4. 20. 08:55

지난 주일 복음은 제자들이 부활하신 주님에 대해 말씀을 나누었을 때, 주님께서 오시어 평화를 주시고, 부활하신 실제 모습을 보여주시고, 부활하신 주님을 모든 민족에게 전하며 죄의 용서를 위해 회개하라는 말씀이었다. 그래서 주님에 관한 말씀을 나눔으로써 주님을 체험하고 주님의 평화를 누리며, 부활하신 주님을 증거하는 또 하나의 주님이 되자는 말씀을 드렸다.

 

오늘은 성소 주일로 제1 독서는 성령 충만한 사도 베드로가 구원받는데 필요한 이름은 예수님밖에 없다고 선포하는 말씀이며, 2 독서는 하느님께서 큰 사랑을 주시어 우리가 하느님의 자녀가 되었으며, 우리도 부활하신 주님처럼 되리라는 말씀이다. 복음은 예수님께서는 양들을 위해 목숨을 내놓는 착한 목자이심을 밝히신다. 오늘 교회는 성소 계발을 위해 기도하고, 많은 성직자, 수도자가 착한 목자를 온전히 닮도록 기도한다.

 

양은 시력이 나빠서 눈앞에 무엇인가 보이고 움직이면 그것을 졸졸 따라다니며, 방향 감각도 없다. 양은 잘 속고, 다리가 약해 잘 넘어지며, 넘어지면 일어나지 못하고, 일으켜 세워도 중심을 빨리 잡지 못해 한참을 세워주어야 한다. 양은 이기적이고 제멋대로인데, 자신을 방어할 능력이 전혀 없다. 양은 죽을 때도 전혀 소리 내지 않고 죽을 정도로 온순하다. 그래서 양은 목자가 없으면 전혀 살 수가 없는 동물이다. 이러한 양의 특성 때문에 구약의 하느님 백성은 주님과 백성의 관계를 목자와 양의 관계로 묘사하곤 했다. 목자 없이 양이 살 수 없듯이, 하느님께 의지하지 않고는 살 수 없는 백성이며, 절대적으로 착한 목자가 필요한 백성이다. 그래서 시편 저자는 주님은 나의 목자, 나는 아쉬울 것 없어라. 푸른 풀밭에 나를 쉬게 하시고 잔잔한 물가로 나를 이끄시어 내 영혼에 생기를 돋우어 주시고 바른길로 나를 끌어 주시니 당신의 이름 때문이어라.”(시편 22, 1-3)라고 노래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나는 착한 목자다.”라고 말씀하시되, 양들을 위하여 자기 목숨을 내놓는 착한 목자라고 말씀하신다.

착한 목자는 자기 이익을 구하지 않고, 양을 위하여 자기 목숨을 내놓는다. 예수님께서는 우리의 모든 죄를 용서하시기 위하여 십자가상에 당신 목숨을 내놓으셨다. 당신 죽음으로 우리를 죄에서 해방하시고 구원하셨다. 예수님께서는 당신 목숨을 내어놓으실 정도로 우리를 사랑하시고 소중하며 귀하게 여기신다. 마치 부모가 자식을 위해 온갖 희생을 감수하듯이,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위하여 모든 것을 내어놓으신다. 그러므로 우리는 얼마나 값진 목숨인지 모른다. 하느님의 희생으로 살아났으니, 얼마나 나 자신이 소중하고 귀한가! 우리가 늘 기억하고 잊지 않아야 할 점은 나는 하느님이신 예수님께서 목숨을 바쳐 살아난 소중한 사람이라는 점이다. 나아가 우리도 자신을 희생하시는 착한 목자이신 예수님을 본받아 착한 목자로 살아야 한다.

 

둘째, 예수님께서는 삯꾼에 대해 말씀하신다. 삯꾼은 목자가 아니고 양들이 자기 것이 아니기에 양들에게 관심이 없다. 그의 관심사는 오직 자신뿐이다. 그는 양들을 위해 희생하려고도 하지 않고, 양이 위험에 처해도 구하려고 하지 않는다. 오히려 양을 버리고 도망친다. 이리가 와서 양을 물어가고 양 떼를 흩어 버려도 전혀 관심이 없다. 양에 관심을 두지 않는 자, 양을 위해 희생하지도 않고 자기 목숨을 바치지도 않는 자, 자기 이익에만 관심을 두는 자는 목자가 아니라 삯꾼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자기 이익만을 챙기지 말고, 자기를 희생하고 자기 목숨을 바치는 목자가 되어야 한다. 가정을 챙기고, 직장을 챙기고, 이웃을 챙기며, 교회를 챙기는 착한 목자가 되어야 한다.

 

셋째, 예수님께서는 착한 목자는 자기 양들을 알고, 양들도 그를 안다.”라고 말씀하신다. 주님은 우리를 너무나도 잘 아신다. 나는 나를 몰라도, 주님께서는 나를 잘 아신다. 우리가 얼마나 부족하고 허약하며, 이기적이라서 자주 죄에 빠지면서도 잘났다고 으스대며, 남을 비웃곤 하는가를 잘 아신다. 그런데 그렇게 부족하고 허물이 많은 나, 죄에 빠져 헤매고 있는 나를 사랑과 자비로 감싸시고 채워주신다. 내 죄를 갚아 주신다. 하느님께서 나를 창조하실 때, 부족함과 허물이 없이 완전하게 창조하지 않으시고, 부족함과 허물로 인해 죄를 짓도록 창조하신 까닭은 내 모든 부족함과 허물을 당신 자비와 은총으로 채워주시기 위함이다. 주님께서 나를 속속들이 아시고 사랑과 자비로 감싸주심을 믿어야 한다.

 

넷째, 예수님께서는 이 우리 안에 들지 않은 양들도 데려와서 한 목자 아래 한 양 떼가 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씀하신다. 예수님께서는 많은 사람이 동쪽과 서쪽에서 모여 와, 하늘나라에서 아브라함과 이사악과 야곱과 함께 잔칫상에 자리 잡을 것이다.”(마태 8, 11)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마태 28, 19-20)라고 말씀하셨다.

세상 사람 모두가 주님의 양이다. 인종, 성별, 귀천의 구분이 없다. 사람은 모두가 하느님께서 당신 모습으로 창조하신 존엄한 존재이며, 모두가 구원받아야 하는 소중한 존재이다. 주님께서는 모든 이를 위해 십자가상에서 목숨을 바치셨다. 그러므로 온 세상에 복음을 전하고, 모든 사람이 하느님의 사랑받는 소중한 존재임을 전해야 한다. 모든 이가 하느님 나라로 초대받았음을 전하고 영원한 생명을 선포해야 한다.

 

오늘 성소 주일에, 많은 이가 하느님의 부르심을 따라 성직, 수도직의 길을 걷도록 기도하자. 착한 목자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따라 우리도 우리 주변의 모든 이에게 착한 목자의 모습을 보여주자. 온 땅에 복음을 전하여 모든 이가 하느님의 사랑을 받는 소중한 존재임을 깨닫도록 해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