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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21)
- 부활 제5주일 다해(요한 13
- 19-23)
- 1-13)
- 주님 공현 대축일(마태 2
- 1-10)
- 1-8)
- 31-33ㄱ. 34-35)
- 부활 제2주일(요한 20
- 51-58)
- 1-6)
- 27-30)
- 1-11)
- 1-12)
- 21-28)
- 연중 제17주일 가해(마태 13
- 성탄 밤 미사(루카 2
- 1-18)
- 22-40)
-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루카 2
- 16-20)
- 성령강림대축일 (요한 20
- 1-14)
- 1-9)
- 부활 대축일 낮 미사(요한 20
- 16-21)
- 27-38)
- 19-31)
- 3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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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함께
연중 10주 나해(마르 3, 20-35) 하느님의 뜻을 실행하는 이 본문
지난 주일은 성체성혈대축일이었다. 주님께서는 언제나 우리와 함께 계시고 우리를 기르시기 위하여 당신 자신을 빵과 포도주의 형태로 우리에게 주셨다. 우리는 주님의 몸과 피를 먹고 마심으로써 주님과 하나가 되고, 또 하나의 주님이 되어 이 세상에서 주님으로서 살아가야 한다는 말씀을 드렸다.
오늘 제1 독서의 말씀은 하느님께서 뱀의 유혹에 빠져 하느님 말씀을 거스르고 숨은 아담과 하와를 찾으신 후, 그들의 잘잘못을 들으셨지만, 그들을 벌하시기보다 여인의 후손을 통해 구원하실 것을 예언하는 원 복음이다. 제2 독서는 어떠한 고난과 박해 속에서도 하느님께서 구원해주신다는 굳은 믿음으로 절망하지 않고 영원한 하느님 나라를 향해 가자는 말씀이다. 복음은 하느님의 뜻을 따르는 이들이 한 형제, 자매임을 강조하시는 말씀이다.
예수님께서는 병자들을 고쳐주시고, 마귀를 쫓아내시며, 소외된 이들을 사랑으로 감싸주시면서 복음 전파를 위해 분주하게 활동하셨다. 오죽하면 음식을 들 수조차 없었을까? 그렇기에 복음을 더 널리 효과적으로 전하시기 위해 협조자들이 필요했고, 열두 사도를 뽑으셨다. 예수님께서 전하시는 복음의 핵심은 ‘사랑이신 하느님께서는 죄인까지도 사랑하시고 구원하신다. 병이나 장애는 죄의 탓이 아니다. 하느님 나라에 초대받지 않은 사람은 없다. 누구든지 믿음으로 받아들이면 구원된다.’ 등이다. 이처럼 복음을 선포하시는 예수님을 사람들 모두가 따르지는 않았다. 예수님을 반대하고, 미쳤다거나 마귀 들렸다고 비방하는 자들도 많았다. 그들은 대부분 기득권자이다. 예수님의 가르침이 자기들 이익에 반하거나 예수님으로 인해 손해 볼 수 있다고 생각하는 자들이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의 친척들이 예수님을 미쳤다고 말하며 붙잡아가려고 했다. 여기서 친척이란 가족이거나 친족, 친구 등 대단히 가까운 사람들이다. 이들은 예수님에 대한 소문만을 듣고 예수님을 미쳤다고 판단했다. 세례를 통해 하느님 마음에 드는 아들임을 확신하고, 성령 충만한 예수님, 광야에서 40일 동안 사탄의 유혹을 물리치고 기도하신 예수님, 악령을 쫓아내시고 병자를 고쳐주시며 죄인이라고 손가락질받는 세리들과 음식을 함께하시고, 안식일에 회당에서 병을 고쳐주시는 예수님에 대한 소문을 듣고 그들은 예수님을 이해하지 못하고 미쳤다고 판단했다. 이들이 예수님을 붙잡으려고 한 까닭은 예수님을 염려했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예수님으로 인해 자신들이 어떤 이익을 얻지 못하거나 불이익을 당할 수도 있으리라는 불안함 때문이기 쉽다. 여기서 ‘붙잡으러 나섰다(크라테사이).’라는 낱말은 ‘체포한다.’란 뜻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러니 이들은 미쳤다는 소문만 듣고 예수님을 데려가 가두어두려고 했다. 그들은 예수님과 가장 가까운 사람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예수님을 전혀 믿지 않았다(요한 7, 5).
이들이 예수님을 믿지 않고 미쳤다고 판단한 까닭은 무엇일까? 병자를 고쳐주고, 마귀를 쫓아내는 등의 능력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의사도 귀한 그 시대에 이는 큰 돈벌이가 되는 수단이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거저 병자를 고쳐주시고 마귀를 쫓아내셨다. 그러니 친척들에게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 만일 예수님께서 돈을 받으시고 병을 고쳐주셨다면 부자가 될 수 있고, 자신들도 빌붙어 먹고 살 수 있었다. 그랬다면 그들은 예수님을 업고 다니며 칭송했으리라. 그런데 거저 고쳐주시니 그들 마음에 들 턱이 없다. 그래서 그들은 예수님이 미쳤다고 생각하고 붙잡으려 했으리라.
한편 예루살렘에서 내려온 율법 학자들은 ‘예수님이 베엘제불이 들렸다. 마귀 우두머리의 힘을 빌려 마귀를 쫓아낸다.’라고 하며 비방했다. 베엘제불은 가나안의 신 ‘바알 왕자 또는 고귀한 바알, 파리들의 대왕’이란 뜻을 가지고 있는 마귀의 우두머리를 뜻한다. 이들은 안식일에 병을 고치고, 밀 이삭을 뜯어 먹었다는 제자들에 관한 소식을 듣고 예수님은 안식일 법을 어기는 사람, 율법을 지키지 않는 사람, 그러므로 마귀 들린 사람이며, 예수님이 마귀를 쫓아낸 것은 힘센 마귀, 즉 마귀 대왕이 들어 있기 때문이라고 비난했다. 이들은 율법을 조금이라도 어기면 죄인이라고 여겼고, 죄인은 하느님과 가까이할 수 없으며, 사탄의 꾐에 빠진 사람이라고 믿었기에 예수님을 사탄의 하수인이라고 바라보았다. 또한 죄인이나 병자, 마귀 들린 사람까지도 하느님 사랑을 받고, 구원될 사람들이라면, 자신들처럼 율법을 글자 그대로 지킨 사람들이 손해 보는 것처럼 생각했다. 자신들의 행위가 전혀 보상받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사랑과 자비가 지극하신 용서의 하느님을 도무지 생각하거나 믿을 수가 없었다. 그들이 생각하고 믿은 하느님은 율법을 어기는 죄인은 철저히 벌하시는 하느님이시다. 그렇기에 그들은 예수님을 베엘제불이 들렸다고 믿었고, 예수님을 비방했다.
이 모두가 자기 생각, 자기 고집, 편견에 사로잡힌 결과이다. 누구나 이기적이고 자기 편향적이다. 보고 싶은 대로 보고, 듣고 싶은 대로 듣는다.
이에 예수님께서는 “나라가 갈라지면 나라가 무너지고, 집안이 갈라지면 집안이 무너지듯이 사탄도 갈라지면 버텨내지 못한다.”라는 말씀으로 간단명료하게 그들의 우매함과 죄를 꾸짖으신다. 그리고 장엄하게 선언하신다. 사람들이 짓는 모든 죄, 심지어 신성을 모독하는 죄까지도 용서받을 수 있다. 왜냐하면 예수님께서는 그와 같은 죄를 용서하심으로써 사람을 구원하시기 위해 강생하셨기 때문이다. 하느님은 자비와 사랑의 하느님, 용서의 하느님이시다. 하느님께서는 사람을 죄에서 해방하시고 구원하시기 위해 성자를 보내셨다.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외아들을 내주시어,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나 멸망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셨다.”(요한 3, 15) 누구나 죄를 용서받고 구원받을 수 있다. 이것이 복음이다.
다만 한 가지, 용서받지 못하는 죄가 있다. 그것은 성령을 모독하는 죄이며, “성령을 모독하는 자는 영원히 용서를 받지 못하고 영원한 죄에 매이게 된다.” 무서운 말씀이다. 그러면 성령을 모독하는 죄가 무엇일까? 성령의 인도하심을 거부하고 회개하지 않는 죄, 하느님 구원 약속을 믿지 않고 주님을 따르지 않는 죄이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유다를 가리켜 “불행하여라, 사람의 아들을 팔아넘기는 그 사람! 그 사람은 차라리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자신에게 더 좋았을 것이다.”(마태 26, 24)라고 말씀하셨다. 유다가 예수님을 배반했을지라도 회개하고 용서를 청했다면 그는 구원받고 영원한 생명을 누렸으리라. 그는 자신의 죄만 생각했기에 회개하지 못했고, 주님께 용서를 청하지 않았다. 은총의 비가 내리는데, 뚜껑을 꼭 닫아놓으면 비를 담을 수 없다. 구원하시는 하느님의 은총을 거부하면 구원받을 수 없다. 우리는 누구나 죄를 짓는다. 그러므로 성령의 인도를 받아 죄의 용서를 청하고 회개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사람들이 예수님께 어머니와 형제자매들이 찾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을 때, 예수님께서는 “누가 내 어머니고 내 형제들이냐?” 하고 반문하시고 당신 주위에 앉은 사람들을 둘러보시며 “이들이 내 어머니고 내 형제들이다. 하느님의 뜻을 실행하는 사람이 바로 내 형제요 누이요 어머니다.”라고 말씀하셨다.
하느님의 뜻을 듣고, 알고, 실행하는 사람이 하느님의 자녀이며, 그가 곧 예수님의 형제자매이다. 하느님의 뜻을 거스르고 배척하면 예수님과 무관하다. 혈연, 학연, 지연이 전혀 관계가 없다. 하느님과의 연이 중요하다. 하느님의 뜻, 말씀, 하느님께서 좋아하시는 삶을 살아야 한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내가 세상에 평화를 주러 왔다고 생각하지 마라. 평화가 아니라 칼을 주러 왔다. 나는 아들이 아버지와 딸이 어머니와 며느리가 시어머니와 갈라서게 하려고 왔다. 집안 식구가 바로 원수가 된다. 아버지나 어머니를 나보다 더 사랑하는 사람은 나에게 합당하지 않다. 아들이나 딸을 나보다 더 사랑하는 사람도 나에게 합당하지 않다. 또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지 않는 사람도 나에게 합당하지 않다. 제 목숨을 얻으려는 사람은 목숨을 잃고, 나 때문에 제 목숨을 잃는 사람은 목숨을 얻을 것이다.”(마태 10, 34-39)라고 말씀하셨다.
누구나 자기 이익을 추구한다. 내 이익 때문에 다른 사람을 손가락질하고 비방하는 일이 다반사다. 예수님께서는 우리 인간이 그런 존재임을 잘 알고 계신다. 그래서 우리의 모든 죄를 용서하시고 구원하시기 위해 강생하셨다. 주님께서는 용서의 하느님이시다. 주님의 용서를 거부하지 말고 감사히 받아야 한다. 그것이 회개이며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르는 삶이다. 오늘 용서의 하느님을 깊이 믿고, 늘 회개하여 하느님의 용서와 사랑을 받는 신앙인이 되자.